허우 샤오시엔과 에드워드 양은 둘다 1947년에 태어났고 완련은 그 3년 후에 태었단 동세대 감독이지만 그의 장편영화가 일본 극장에 공개된 것은 이번인 처음이다. 1950년대 계엄령과 백색 테러 시대. 젊은 대학교수는 정치적인 독서회에 참가한 일로 체포되고, 투옥된다. 그리고 고문에 굴해 친구의 이름을 말하고, 친구는 처형되고 만다. 30년 후 시설에서 살고 있던 주인공의 속죄의 여행과 내면을 그린다.
우선 서두, 야간의 롱숏이 압도적이다. 그렇게 시작된 영화는 현대의 혼잡함 속에 멈춰서고, 어찌할 바 모를 수 밖에 없는 남자의 행로를 추적한다. 눈을 피할 수밖에 없는 외모에 비해, 자책하는 마음에 사로잡힌 내면에 과거는 아직도 선명하다. 몽환적인 운치조차 편집의 결과품일 것이다. 어느 때 드디어 등장한 인물의 눈이 관객과 마주친 순간이 몇번이고 반복된다. 날카롭게, 영원히 상처가 남을 듯한 이 한순간이 이 감독이 가지고 있는 취향이다.
과거가 노려보고 있다. 우리들의 깊은 곳에 좋든 싫든 파고 드는 장면의, 티나지 않지만 확실히 연쇄적으로, 영화만의 정서가 있다. 주인공의 죽은 부인이 거울 너머로 관객과 눈이 마주치는, 덧없지만 통렬히 잊기 힘들다. 영화의 마지막도 시선에 대한 직시이다. 시선이란 주박이기도 하고, 해방이기도 하다는 선언이 거기에 있다. 쿠로사와 아키라의 '살다'에서의 시무라 타카시를 방불케 하는 주연 링양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1995년 작품.
Written by:아이다 토지(相田冬二)
'슈퍼 시티즌 코'(타이완)
감독:완련
출연:린양/수밍밍
'타이완 거장걸작선 2018'에서 상영
4월28일(토)부터 K's cinema에서 로드쇼
http://taiwan-kyosho2018.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