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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MOVIE
왕빙은 응시한다.
누군가와 누군가의 고독을 바라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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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한국 로케 촬영도 감행하였다. 2017년 부산 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 하라 카즈오 감독의 첫 아시아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감독 스스로 ‘상냥한 영화’라고 말한다. ‘천황의 군대는 진군한다’, ‘전신소설가’…. 모두 철저히 자아를 파헤치고, 미칠 것 같을 정도로 인간의 욕망이나 고독, 싸움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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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 작품은 무엇이 상냥한 걸까. 2006년 경제대국 일본을 뒤흔든 오사카 센난 석면 피해 배상 소송. 국가의 해태 행위로 인한 건강 피해의 극치이다. 일본인들만이 아니라 많은 재일교포들도 피해를 입고, 원고는 한명 또 한명 죽어간다. 항소를 반복하는 국가. 실제로 좀처럼 재판이 끝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총8년간의 기록 = 3시간 35분이라는 긴 길이이기 때문에 허용된 것,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단순한 분노만이 아니라, 현실을 마주하고, 주위에 신경을 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수없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이 매우 애처롭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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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여성은 센난의 방적 공장에서 일하면서, 야간 중학교에 다녀 처음으로 글자를 익혔다. 그녀는 그 기쁨을 시로 자아냈다. 마음을 뒤흔드는 비통한 장면이다. 이런 어찌보면 감정적인 장면이 적지 않게 담겨 있다. 산소호흡기를 단 여성이 옆에 있는 아들을 믿음직스럽게, 자랑스럽게 바라보는 모습. 나이 든 원고들에게 다가가기로 정한?! 감독의 상냥함은 인간을 소망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 친밀한 관계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선의 끝에 같은 공해로 고통받는 한국=아시아가 있었다.

Written by:미조타루 킨지(溝樽欣二)


‘센난 석면 피해 배상 소송’ (일본)
감독:하라 카즈오(原一男)

3월10일부터 유로 스페이스 등 전국 순차 로드쇼
http://docudocu.jp/ishiw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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